흰여울 윤슬

관리자
2018-06-19 11:22
조회수 502


  비탈길 위로 샛길이 나고 사람이 들고 마을이 되었다. 이송도라 불렸고, 흰여울이라 불린다. 봉래산기슭에서 솟아나온 물줄기가 포말을 이루며 쏟아지는 형상이라 한다. 지금은 샘물 대신 햇빛이 흐른다. 빛과 빛 사이로 주름진 세월이 가득 녹아 있다. 세상 풍파에 휩쓸리기 쉬운 지형이지만 눈앞의 드넓은 바다가 마을을 버티게 한다. 

  마을 사이사이 정처 없이 흘러드는 바다 내음에 눈앞이 흐려진다. 그곳에는 나의 유년이, 과거가, 시간이 숨어 있다. 엄마를 찾던 울음이, 책가방에 든 포부가, 쓴 소주에 담긴 한숨이 있다. 

  사람은 가고, 마을은 변하고, 아이는 자라고, 바다는 여전히 버티고 있다. 

  바다 위로 내려앉은 윤슬이 유난히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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